산네스간 틴리네(Sandnes Garn Tynn Line)로 야심 차게 앵커스 썸머 셔츠를 완성했는데… 세탁하고 나니 원피스가 되어버렸다구요? 찰랑거리고 시원한 여름 니트를 기대하며 몇 주간 공들여 떴는데, 한 번의 세탁으로 사이즈가 엉망이 되어버린 경험, 남의 일 같지 않으시죠? 저도 처음 틴리네를 만났을 때 똑같은 실수를 하고 좌절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이것만 알면 여러분의 소중한 작품을 완벽하게 지켜낼 수 있습니다.
산네스간 틴리네 세탁 후 변화, 3줄 요약
- 비스코스, 린넨이 포함된 혼방사인 틴리네는 물에 닿으면 특히 세로 방향으로 늘어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 이것은 실의 불량이 아니라 아름다운 드레이프성을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작품의 사이즈 계산에 반드시 반영해야 합니다.
- 해결책은 ‘세탁 후 스와치’입니다. 반드시 스와치를 떠서 세탁하고 완전히 건조한 뒤의 게이지로 작품 크기를 계산해야 실패를 막을 수 있습니다.
산네스간 틴리네 대체 어떤 실일까
산네스간 틴리네는 노르웨이의 유명 뜨개실 브랜드인 산네스간(Sandnes Garn)에서 만든 대표적인 여름실입니다. 많은 니터들이 여름옷, 봄옷, 간절기 의류를 만들 때 이 실을 선택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성분을 살펴보면 이 실의 특징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매력적인 성분과 질감
틴리네는 코튼(Cotton) 33%, 비스코스(Viscose) 53%, 그리고 린넨(Linen) 14%로 이루어진 혼방사입니다. 이 세 가지 성분의 조합이 환상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코튼이 주는 부드러움과 흡습성, 린넨이 주는 시원함과 내구성, 그리고 비스코스가 만들어내는 차르르한 광택과 찰랑거리는 드레이프성이 합쳐져 가볍고 통기성 좋은 편물을 만들어주죠. 손뜨개로 완성된 작품은 몸에 달라붙지 않아 무더운 여름에도 쾌적한 착용감을 선사합니다. 그래서 썸머탑, 나시, 가벼운 가디건 같은 여름 니트 프로젝트에 원작실로 자주 추천됩니다.
세탁 후 사이즈 변화 피할 수 없는 숙명
틴리네의 가장 큰 특징이자, 초보자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세탁 후 변형’입니다. 특히 비스코스와 린넨 성분은 물을 머금으면 실의 구조가 느슨해지면서 길이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세탁 후 옷이 길어져 당황하는데, 이는 실이 가진 고유한 특성입니다. 오히려 이 특성 덕분에 편물이 몸에 맞게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툭 떨어지는 실루엣을 만들어 주는 것이죠. 따라서 이 변화를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미리 예측하고 뜨개질 과정에 반영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실패 없는 틴리네 뜨개를 위한 필수 과정 스와치 세탁
그렇다면 어떻게 사이즈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바로 ‘스와치(Swatch)를 세탁하고 건조한 후’ 게이지를 재는 것입니다. 조금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며칠 혹은 몇 주가 걸린 당신의 소중한 작품을 지키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입니다.
스와치 뜨기
먼저 도안에서 추천하는 권장 바늘(보통 3mm에서 4mm 사이)을 사용해 최소 15cm x 15cm 크기로 넉넉하게 스와치를 뜹니다. 너무 작은 스와치는 정확한 게이지 측정이 어렵습니다. 대바늘, 코바늘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 본 작품에 사용할 무늬 그대로 뜨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바른 세탁 및 건조 방법
완성된 스와치를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손세탁합니다. 편물이 상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조물조물 세탁한 후, 여러 번 헹궈줍니다. 물기를 제거할 때는 절대 비틀어 짜지 말고, 마른 수건으로 감싸 꾹꾹 눌러 물기를 빼주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조 과정입니다. 옷걸이에 걸거나 널어서 말리면 중력 때문에 편물이 심하게 늘어납니다. 반드시 평평한 곳에 눕혀서 자연 건조해야 합니다. 이는 완성된 작품의 관리법과도 동일하니 꼭 기억해두세요.
세탁 전후 게이지 비교 분석
스와치가 완전히 마르면 세탁 전과 후의 게이지를 각각 측정하여 비교합니다. 가로 10cm 안에 몇 개의 코가 들어가는지, 세로 10cm 안에 몇 단이 들어가는지 정확하게 측정하고 기록합니다. 아마 대부분 세로 단수가 줄어드는 (길이가 늘어나는) 결과를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구분 | 세탁 전 (10cm 기준) | 세탁 후 (10cm 기준) | 변화율 |
---|---|---|---|
가로 (코) | 27코 | 26코 | 약 3.7% 감소 (폭이 넓어짐) |
세로 (단) | 36단 | 34단 | 약 5.6% 감소 (길이가 길어짐) |
위 표는 길이 방향으로 약 5~6% 정도 늘어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변화율을 바탕으로 작품의 전체 길이를 계산해야 합니다.
틴리네 작품별 사이즈 조절 꿀팁
세탁 후 게이지를 얻었다면 이제 실제 작품에 적용할 차례입니다. 특히 쁘띠니트(PetiteKnit)의 앵커스 썸머 셔츠나 물보라 가디건처럼 틴리네를 원작실로 사용하는 유명 도안을 뜰 때 이 팁은 더욱 유용합니다.
가디건 스웨터 등 상의류
가장 중요한 것은 ‘총 기장’과 ‘소매 길이’입니다. 만약 도안상 완성 길이가 50cm이고, 당신의 스와치가 세탁 후 10% 길어졌다면, 세탁 전 길이가 약 45cm가 되도록 떠야 합니다. 그래야 세탁 후 원하는 길이인 50cm에 맞춰집니다. 이 계산 없이 도안대로 50cm를 뜨면 세탁 후에는 55cm가 되어버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나시 썸머탑
나시나 썸머탑에서는 ‘진동 둘레(암홀)’ 깊이가 매우 중요합니다. 세로 길이가 늘어나는 만큼 암홀도 깊어지기 때문에, 자칫하면 겨드랑이 부분이 너무 파이게 될 수 있습니다. 도안에서 제시하는 암홀 길이보다 1~2cm 짧게 뜨는 것을 추천합니다. 몸통과 마찬가지로 세탁 후 늘어날 길이를 미리 감안하는 것이죠.
숄 스카프 네트백 등
숄, 스카프, 네트백과 같은 소품의 경우, 사이즈 변형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멋을 더해줄 수 있어 의류만큼 민감하게 계산할 필요는 없습니다. 틴리네 특유의 찰랑거리는 드레이프성이 잘 살아나 더욱 멋진 작품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크기가 중요한 디자인이라면 역시 세탁 후 게이지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산네스간 틴리네는 그 특성만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어떤 여름실보다 매력적인 결과물을 안겨주는 고급실입니다. 이제 세탁 후 변형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똑똑한 스와치 세탁 과정 하나만 추가하면, 당신의 손뜨개 작품은 언제나 완벽한 모습으로 보답할 것입니다.